한국역사여행/권선생 역사교실

박물관 두 곳에 다녀오다.

PassionAgain 2014. 5. 7. 11:19

[박물관 1탄 - 국립 중앙 박물관]

역사 선생님이니 달라도 뭔가 달라야겠죠?

5.2에 휴가를 냈는데 혼자서 "국립 중앙 박물관"에 다녀왔답니다.

좀 할일 없어 보이기도 하고 막상 혼자가니 좀 심심하긴 하더군요 ㅋ

그래도 혼자서 여기 저기 많이 둘러보면서 다음에 우리 친구들이랑 같이 와서 이런거 보여주고 설명해줘야겠다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몇가지 느낀점이 있는데 그걸 먼저 적어볼께요.

- 국립 중앙 박물관은 나들이 장소로 참 좋다.

- 역사에 관심을 갖는 부모님(엄마)이 꽤 많다.

- 역사 지식이 풍부한 아이들이 은근히 많다.

별 이야기는 아니죠? 네... 별 이야기는 아닌데 이런 생각들과 더불어 참 많은 생각을 갖게 하는 하루였어요.

관람 내내 드는 생각은 '이 엄청난 유물과 역사들을 지식으로 암기하는게 아니라 가슴으로 이해해야 하는데...' 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내가 가진 역사관은 도대체 무엇일까?' 등등 많은 질문을 제 스스로에게 던진 하루였습니다.

내가 스스로 만든 타이틀인 "역사 선생님"인 내 자신을 보며 무한한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역사학도가 생각할 법한 고민을 하고 있으니 답이 쉽게 나오겠습니까~? ^^

다음에 기회를 만들어 같이 중앙 박물관에 다녀오고 싶어요.

큐레이터의 설명을 듣는 것도 미리 예약을 해서 들으면 좋을 것 같아요. 저도 직접 들어보니 참 이야기를 재밌게 잘하고 내가 미처 몰랐던 것들도 잘 짚어 주니 좋더라고요.

큐레이터가 참 멋진 직업이라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층 선사,고대 전시관, 중세, 근대 전시관이 있고, 2층은 아시아관이나 기증관등이 있습니다.

로비에 우뚝 솟아 있는 경천사지 10층 석탑의 위용은 실로 대단하더군요.

구석기 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발걸음을 천천히 옮겨 놓으면 시간의 순서대로 이어지도록 동선도 잘 배치를 해놨습니다. 

석기시대나 청동기 시대 유물들을 재밌게 보다가 그 이후로는 너무 많은 유물에 눈이 살짝 질리면서 그 항아리가 그 항아리 같고, 그 책이 그 책같고.... 점점 주의력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너무 샅샅이 뒤져보며 관람하기 보다는 적당히 지나치면서 보는게 질리지 않는 방법일 듯 해요.

그리고, 사전 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보는 관심이 생기지 전혀 지식이 없다면 아무 의미 없는 발걸음이라고 생각해요. 많은 학생들이 역사공부를 하면서 역사책을 열심히 읽다보면 석기시대는 항상 처음에 보기 때문에 지식이 많죠.

"빗살무늬 토기"정도는 이제 집에서 스스로 만들 수 있을 지도 몰라요 ^^

조금 더 공부한 학생들은 삼국시대까지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그 이후로는 너무 많은 사건, 인물, 전쟁, 왕이 있어서 뭐가 뭔지 헷갈릴 것 같아요.

로비에서 잠시 앉아 쉬는데, 초등생 아들을 데리고 온 한 어머니가 아까 관람하며 찍었던 것들을 퀴즈를 내듯 보여주며 답을 맞추기를 종용하더군요.

아들은 엄마의 바램에 부응하여 곧잘 답을 맞추었어요. 실력이 좋더군요.

하지만, 엄마의 눈빛과 말투에서 제가 느낀건 "주입식 지식의 조바심"이었어요.

머리에 막 넣어주려고 하는 조급한 모습이 보이더군요.

그래도 그런 열정이 참 대단했어요.

엄마들끼리 모임이 있는지, 역사교실 모임인지 엄마들이 아이들을 많이 데려와서 엄마들은 로비에서 놀고 아이들은 돌아다니는 모습도 종종 보이고요.

어떤 루트를 통해서 등록 한 건지 역사 설명해주는 사람들을 줄줄이 따라서 듣는 아이들도 많았어요.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굳이 미리 사전 등록을 안해도 큐레이터를 따라 듣는 무리 틈에 살짝 껴서 같이 들어도 전혀 문제될 건 없더군요 ^^

국립 중앙 박물관은 4호선 이촌 역에 내리면 바로 걸어 들어 갈 수 있는 통로가 있어요.

입구에는 큰 호수와 멋진 정자가 하나 있고, 박물관 옆에는 오르세 미술관이 있죠.

그리고 그 사이로는 멀리 남산타워가 보이는 경치가 좋은 곳입니다.

식당도 꽤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기념품 샵도 물건들이 많아서 사고 싶게 만들더군요.

기념품 샵 옆에는 "어린이 박물관"이 있습니다.

이 곳은 미리 예약을 해두어야 해당 시간대에 들어가서 관람 및 체험을 하고 올 수 있습니다.

어떻게 생긴 곳인지 둘러보고 싶었으나 어른 혼자서 예약 하고 들어가기가 좀 뻘쭘해서 그냥 입구만 둘러봤어요.

초등 고학년에게는 좀 유치한 곳일 수도 있겠어요. 





















[박물관 2탄 - 한성 백제 박물관]

의도 하지 않게 다녀온 박물관.

짧은 시간동안 가족들과 둘러봤는데 만족도가 아주 높았던 곳입니다.

이곳도 한번 가봐야지 생각만 했는데 이렇게 몰아서 다녀오게 될 줄은 몰랐네요.

중앙박물관과 비교를 안해볼 수가 없겠는데요. 일단 더 친화적이고 가족적인 분위기라고 생각합니다.

중앙박물관에 비해서 유물의 수와 종류는 적었지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여러가지 체험들이 있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내부가 훨씬 친근감이 더 하더군요.

올림픽 공원 옆에 있어서 하루 날 잡고 그늘막 쳐놓고 놀면서 덤으로 역사 공부까지 할 수 있는 곳입니다.

한성 백제라고 하여 백제 역사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을까 했는데, 구석기, 신석기도 충분히 같이 볼 수 있어요.

너무 급하게 돌아봐서 안가본 곳도 있을 거 같은데 다음에 또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에요.

미리 아이패드에 한성백제 박물관 앱을 받아 준비해 가면 "증강현실"로 각 유물들을 볼 수 있어요.

증강현실(AR)이란 각 유물에 패드를 가져다 대면 패드에 똑같이 유물 사진이 나오면서 설명까지 같이 볼 수 있는 그런 서비스에요.


우리 주변에는 이제 컨텐츠가 없어서 뭘 못한다는 것은 핑계거리에요.

둘러보면 저렴하게 때론 공짜로 많은 서비스를 해주는게 많네요.

그런 것을 잘 찾아 누리는 것도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들만의 권리겠죠?